
교통사고로 무릎에 강한 충격을 받아 병원을 찾았을 때, MRI 검사 결과 후방십자인대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차량 운전 중 전방 차량과의 충돌로 무릎이 대시보드에 부딪히는 사고에서 흔히 발생하는 손상입니다. 파열된 인대를 다시 연결하는 재건술까지 받고 나면, 이제 긴 재활치료 과정이 시작됩니다.
그런데 치료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보험사와 합의를 진행하는 단계에서 피해자들은 당혹스러운 상황을 마주하게 됩니다. 같은 후방십자인대 파열 진단을 받고 같은 재건술을 받았음에도, 후유장해를 어떻게 측정하고 평가하느냐에 따라 보상금액이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억 단위까지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20대, 30대처럼 젊은 나이에 사고를 당한 경우라면 그 차이는 더욱 극명해집니다.
후유장해 평가는 의학적 검사 결과에 기반하지만, 검사 방법 선택부터 측정값 산출, 장해율 적용, 영구장해 여부 판단에 이르기까지 여러 단계에서 전문가의 판단이 개입됩니다. 그리고 각 단계마다 명확한 절대적 기준이 존재하지 않아,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의학적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보험 실무와 법률적 판단이 결합된 복합적인 영역입니다.
본 글에서는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후방십자인대 파열 교통사고의 후유장해 측정 과정을 단계별로 상세히 살펴보고, 각 단계에서 반드시 확인하고 주의해야 할 핵심 사항들을 전문 손해사정사의 관점에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후방십자인대(PCL, Posterior Cruciate Ligament)는 무릎관절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핵심 구조물입니다. 교통사고 시 대시보드에 무릎이 충격을 받는 경우 주로 발생하며, 파열 시 경골(정강이뼈)이 후방으로 밀리는 불안정성이 나타납니다.
이 불안정성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보행 시 지속적으로 관절면에 비정상적인 마찰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매 걸음마다 연골이 불규칙하게 마모되며, 장기적으로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재건술을 시행했더라도 잔존 불안정성의 정도가 향후 노동능력 상실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후유장해 평가는 맥브라이드(McBride) 방식에 따른 노동능력 상실률로 결정됩니다. 이는 단순히 의학적 소견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연령, 직업, 소득수준과 결합하여 최종 보상액을 산출합니다.
예를 들어 20대 피해자가 후유장해 진단을 받는 경우, 만 65세까지의 노동가능기간인 약 45년(호프만계수 약 242)이 적용됩니다. 만약 장해율이 20%로 인정되느냐 10%로 인정되느냐에 따라 보상금은 두 배 차이가 발생합니다. 또한 영구장해로 인정되느냐 한시장해로 인정되느냐에 따라서도 적용 기간이 달라져 보상금액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후방십자인대 파열 후 불안정성을 측정하는 검사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Telos 검사가 가장 많이 활용되는데, 여기에는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검사자가 직접 손으로 경골을 밀어내는 힘을 가하기 때문에, 가하는 힘의 크기(15kg, 20kg, 25kg 등)에 따라 측정값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강하게 밀수록 더 많은 후방전위가 측정되고, 약하게 밀면 적게 측정되는 것이 당연합니다.
검사 결과 방사선 영상이 나왔다고 해서 측정이 끝난 것이 아닙니다. 영상에서 실제 후방전위 거리를 측정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변수가 발생합니다.
Telos 검사 시 경골이 움직이면서 방사선 영상에 잔상(blur)이 생기게 됩니다. 대퇴골의 기준선도 여러 개의 잔상으로 나타납니다. 이때 어느 기준선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측정값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환측(다친 쪽)에서 잔상의 가장 앞쪽 기준점을 선택하고, 건측(정상 쪽)에서는 가장 뒤쪽 기준점을 선택하면 양측의 차이값이 줄어듭니다. 반대로 환측에서 뒤쪽 기준점을, 건측에서 앞쪽 기준점을 선택하면 차이값이 커집니다.
정확한 평가를 위해서는 양측 모두 동일한 기준(중앙선, 최전방선, 최후방선 중 하나)을 일관되게 적용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준이 명확히 정해져 있지 않아 측정자의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있습니다.
측정값이 나왔다 하더라도 이를 장해율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판단이 필요합니다.
맥브라이드 장해평가 기준에서 슬관절 동요성의 최대 장해율은 29%입니다. 그러나 10mm 이상의 후방전위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29%를 부여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일 뿐, 원전에 명시된 내용은 아닙니다.
만약 측정값이 8~9mm라면 29%의 몇 분의 1을 적용할 것인지가 문제됩니다. 1/2을 적용하면 14.5%, 1/3을 적용하면 약 9.7%, 2/3을 적용하면 약 19.3%가 됩니다. 이 선택 역시 평가 의사의 판단에 따라 결정되며, 명확한 기준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후유장해를 평가할 때 또 하나의 중요한 결정은 영구장해로 볼 것인가, 한시장해로 볼 것인가입니다.
영구장해로 인정되면 만 65세까지의 전체 노동가능기간이 적용됩니다. 20대 피해자의 경우 약 45년, 30대는 약 35년의 기간이 인정됩니다.
한시장해로 인정되면 5년 정도의 제한적 기간만 인정됩니다. 이 경우 호프만계수가 약 53 정도로 적용되어 영구장해 대비 보상액이 크게 감소합니다.
재건술을 시행했더라도 잔존 불안정성이 있고, 향후 퇴행성 변화가 예상되는 경우 영구장해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명확한 기준이 없어 의사의 판단이나 보험사와의 협상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술을 집도한 병원에서 후유장해 평가를 받는 것은 신중해야 합니다. 수술 집도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시행한 수술 결과 불안정성이 많이 남았다는 평가를 내리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이는 수술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제3의 의료기관, 특히 대학병원에서 객관적인 평가를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보험회사는 당연히 낮은 장해율을 적용하여 적은 금액을 제시하려 합니다. "의사 선생님이 이렇게 평가했으니 받아들이세요"라는 말에 쉽게 동의해서는 안 됩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검사 방법, 측정 방법, 장해율 적용 모두에서 변수가 존재하며, 이는 합리적인 이의제기와 재평가 요청의 근거가 됩니다.
젊은 나이일수록 노동가능기간이 길어 후유장해 인정 시 보상액이 크게 증가합니다. 20대와 50대의 보상액 차이가 2배 이상 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젊은 피해자일수록 더욱 정확하고 유리한 장해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후방십자인대 파열 교통사고의 후유장해 평가는 단순히 의학적 소견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검사 방법의 선택, 측정 과정의 정확성, 장해율 적용 기준, 영구장해 여부 판단 등 여러 단계에서 전문적인 판단이 필요하며, 각 단계마다 보상금액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본 내용이 후방십자인대 파열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께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후유장해 평가는 전문적인 의학적 지식과 법률적 판단이 함께 필요한 영역입니다. 혼자 판단하고 결정하기 어려우시다면, 교통사고 전문 손해사정사인 저희 보상스쿨의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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