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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스쿨

보험판례 - 보증보험에서 보험자의 전보책임의 발생 요건

▣ 대법원 1999. 6. 22. 선고 99다3693 판결 【보험금】 

【판시사항】

[1] 보증보험에서 보험자의 전보책임의 발생 요건(=채무불이행이라는 보험사고의 발생과 이에 기한 피보험자의 재산상 손해의 발생) 및 위 두 요건이 서로 별개의 요건인지 여부(적극)

[2] 선급금 이행보증보험의 보험약관상 "보험자는 피보험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생긴 손해는 보상하지 아니한다."는 규정이 상법 제659조 제1항, 제663조에 위반되거나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6조, 제7조에 위반되어 무효인지 여부(소극)

[3] 물품공급계약을 주계약으로 하는 선급금 이행보증보험계약에서 그 보험약관상 "보험자는 피보험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생긴 손해는 보상하지 아니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데, 피보험자가 기성금의 지급 방법에 관한 주계약상의 약정에 어긋나게 기성금을 과다 지급함으로써 선급금과 상계할 미정산금액이 존재하지 않게 됨으로써 선급금을 반환받지 못하게 된 경우, 위 손해가 위 보증보험약관상 보험자의 면책사유인 '피보험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생긴 손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보증보험은 보험계약자의 채무불이행에 따른 피보험자의 손해를 전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보험자의 전보책임이 발생하기 위하여는 보험계약자의 주계약상의 채무불이행이라고 하는 보험사고의 발생과 이에 기한 피보험자의 재산상 손해의 발생이라는 두 가지 요건을 필요로 하고, 위 두 요건은 별개의 문제라고 할 것이다.

[2] 선급금 이행보증보험약관에서 "보험자는 피보험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생긴 손해는 보상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경우, 위 약관 규정은 보상하지 아니하는 피보험자의 재산상 손해에 관한 규정이라 할 것이고, 한편 상법 제659조 제1항은 "보험사고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생긴 때에는 보험자는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상법 규정은 보증보험에는 그대로 적용될 수 없는 규정일 뿐 아니라 보상하지 아니하는 보험사고에 관한 규정이므로, 두 규정은 별개의 요건에 관한 것으로서 서로 저촉 여부의 문제가 발생할 수 없는 것이고, 위 약관 규정이 보상하지 아니하는 피보험자의 귀책사유를 상법 제659조 제1항보다 넓게 규정하였다 하여 위 약관 규정이 상법 제659조 제1항 및 불이익변경을 금지한 같은 법 제663조의 규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으며, 또한 위 약관 규정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공정을 잃은 것이라거나, 상당한 이유 없이 사업자의 손해배상범위를 제한하거나 사업자가 부담하여야 할 위험을 고객에게 이전시키는 조항이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6조, 제7조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할 수도 없다. 

[3] 물품공급계약을 주계약으로 하는 선급금 이행보증보험계약의 보험약관상 "보험자는 피보험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생긴 손해는 보상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는 경우, 그 보험계약에 있어서 공급 금액, 공급 내용 및 공급 기간과 지급된 선급금액뿐만 아니라 그 밖에 기성금의 지급 방법 및 선급금의 물품대금에의 상계충당 방법에 관한 내용도 보험계약상 중요한 사항으로서 보험자는 이에 관한 주계약상의 약정을 기초로 보험을 인수하는 것이므로, 피보험자가 기성금의 지급 방법에 관한 주계약상의 약정에 따라 기성금을 지급하였더라면 보험사고 발생시에 잔존하는 선급금을 미정산금액과 상계하여 선급금반환채권이 존재하지 않았을 것임에도 주계약상의 약정에 어긋나게 기성금을 과다 지급함으로써 선급금과 상계할 미정산금액이 존재하지 않게 됨으로써 선급금을 반환받지 못하게 되었다면 피보험자가 선급금을 반환받지 못하게 된 손해는 위 선급금 이행보증보험약관 소정의 보험자의 면책사유인 '피보험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생긴 손해'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참조조문】 
[1] 상법 제665조 / [2] 상법 제659조 제1항 , 제663조 ,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6조 , 제7조 , 민법 제2조 / [3] 상법 제665조 , 민법 제105조 

【전 문】 
【원고,상고인】 정도정밀공업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상원 외 2인) 
【피고,피상고인】 서울보증보험(변경 전 명칭 : 대한보증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경수근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1998. 12. 18. 선고 98나35923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은 제1심판결을 인용하여, 원고는 1996. 12. 5. 소외 김현철과 사이에 원고가 위 김현철로부터 6종의 철제구조물을 대금 합계 금 235,400,000원에 1997. 2. 15.까지 공급받되, 대금의 30%인 금 70,620,000원을 선금으로 지급하고, 위 각 물품이 공급되어 검수를 마쳤을 때마다 그 해당 물품대금의 70%를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한 사실, 위 김현철은 1996. 12. 27. 피고 회사와 사이에 피보험자를 원고 회사, 보험가입금액을 금 70,620,000원, 보험기간을 1996. 12. 27.부터 1997. 2. 15.까지로 하고 위 김현철이 위 물품공급계약에서 정한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함으로써 원고 회사가 위 김현철로부터 반환받아야 할 선금을 피고 회사가 보상하기로 하는 내용의 선급금 이행보증보험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회사로부터 보험증권을 발급받아 이를 원고 회사에게 제출하였으므로 원고 회사는 1996. 12. 31. 위 김현철에게 선금 70,620,000원을 지급한 사실, 위 선급금 이행보증보험약관은 제2조 제2항에서 "피고 회사는 피보험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생긴 손해는 보상하지 아니한다.", 제5조 제1항에서 "피고 회사가 지급할 보험금은 당해 선금에서 주계약의 이행 부분에 상당하는 금액 중 미정산 금액을 뺀 금액으로 하되 다만 관계 법령이나 주계약에 선금의 반환에 관한 규정이 있을 때에는 그에 따른다."라고 각 규정하고 있는 사실, 그런데 위 김현철은 1997. 4. 15.까지 원고 회사에게 합계 금 85,471,100원 상당의 구조물 2종에 관하여서만 제작, 공급을 마치고 원고 회사로부터 검수를 받았을 뿐, 제작 중인 나머지 구조물을 포함하더라도 총기성고가 합계 금 157,190,000원이었는데, 원고 회사는 위 김현철의 자금난을 해소시켜 물품 제작, 공급을 앞당기기로 결정하고, 물품 공급과 검수가 마쳐지지도 아니한 일부 구조물까지 공급된 것으로 처리하여 그 대금조로 위 김현철에게 합계 금 130,570,000원을 지급한 사실, 그러나 위 김현철은 그 후 부도를 일으키고 1997. 4. 10. 폐업신고를 하기에 이르렀으며, 원고 회사는 1997. 4. 28. 위 김현철이 공급기한까지 위 물품을 제작, 공급하지 못한 것을 이유로 위 물품공급계약을 해지한다는 통지를 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에 본 바와 같이 1997. 4. 15. 현재 위 김현철이 물품공급계약에 따라 원고 회사에게 제작, 공급을 마치고 원고 회사로부터 검수를 받은 물품은 합계 금 85,471,100원 상당에 불과하고, 당시까지 총기성고가 합계 금 157,190,000원이었으므로, 만약 원고 회사가 위 물품공급계약의 대금 지급 방법에 관한 약정에 따라 위 김현철에게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있었던 물품대금 85,471,100원에서 30%의 선급금 금 25,641,330원을 공제하고 나머지 금 59,829,770원만을 위 김현철에게 지급하였더라면, 위 계약해지 당시 나머지 선금 44,978,670원(=70,620,000-25,641,330)은 그 때까지의 미정산금액인 금 71,718,900원(=157,190,000-85,471,100)에 별도의 상계의사표시 없이 당연히 충당되어 잔액이 없게 되었을 것이고, 이로써 원고 회사가 위 김현철에게 지급한 위 선금을 반환받지 못하는 손해를 입지 아니하고 위 김현철의 선급금 반환채무를 보증한 피고 회사로서도 아무런 보증책임이 없게 되며 원고 회사는 위 김현철에게 나머지 기성고 금 26,740,230원(=71,718,900-44,978,670)을 지급하면 되었을 것인데, 원고 회사가 위 김현철의 자금난을 해소시켜 물품 제작, 공급을 앞당긴다는 명목으로 위 물품공급계약에 정한 대금 지불 방법에 위반하여 물품 공급과 검수가 마쳐지지도 아니한 물품들이 공급된 것으로 처리하는 등의 방법을 통하여 지급할 의무도 없었던 금 70,740,230원(=130,570,000-59,829,770)의 물품대금을 위 김현철에게 더 지급함으로써 위 선금을 위 미정산금액(원심은 '미지급기성고'라고 하였으나, 위 보험약관 제5조 제1항에서의 보험금을 산정함에 있어서 선금에서 공제될 '미정산금액'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과 상계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할 것이어서 결국 원고 회사가 위 김현철로부터 선금을 반환받지 못함으로써 입은 손해는 원고 회사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생긴 손해로서 위 약관 제2조에 의하여 피고 회사가 보상할 책임이 없는 손해라는 이유로 원고의 보험금 70,620,000원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2. 상고이유 제1점, 제2점에 대하여

가. 보증보험은 보험계약자의 채무불이행에 따른 피보험자의 손해를 전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보험자의 전보책임이 발생하기 위하여는 보험계약자의 주계약상의 채무불이행이라고 하는 보험사고의 발생과 이에 기한 피보험자의 재산상 손해의 발생이라는 두 가지 요건을 필요로 하고, 위 두 요건은 별개의 문제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상법 제659조 제1항은 "보험사고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생긴 때에는 보험자는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상법 규정은 보증보험에는 그대로 적용될 수 없는 규정일 뿐 아니라, 보상하지 아니하는 보험사고에 관한 규정이고, 한편 이 사건 선급금 이행보증보험약관 제2조 제2항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회사는 피보험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생긴 손해는 보상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약관 규정은 보상하지 아니하는 피보험자의 재산상 손해에 관한 규정이라 할 것이므로, 두 규정은 별개의 요건에 관한 것으로서 서로 저촉 여부의 문제가 발생할 수 없는 것이고, 위 약관 제2조 제2항이 보상하지 아니하는 피보험자의 귀책사유를 상법 제659조 제1항보다 넓게 규정하였다 하여 위 약관 규정이 상법 제659조 제1항 및 불이익변경을 금지한 제663조의 규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또 위 약관 제2조 제2항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공정을 잃은 것이라거나, 상당한 이유 없이 사업자의 손해배상범위를 제한하거나 사업자가 부담하여야 할 위험을 고객에게 이전시키는 조항이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6조, 제7조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할 수 없다. 

나. 물품공급계약을 주계약으로 하는 선급금 이행보증보험계약에 있어서 공급 금액, 공급 내용 및 공급 기간과 지급된 선급금액뿐만 아니라 그 밖에 기성금의 지급 방법 및 선급금의 물품대금에의 상계충당 방법에 관한 내용도 보험계약상 중요한 사항으로서 보험자는 이에 관한 주계약상의 약정을 기초로 보험을 인수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과 같이 피보험자가 기성금의 지급 방법에 관한 주계약상의 약정에 따라 기성금을 지급하였더라면 보험사고 발생시에 잔존하는 선급금을 미정산금액과 상계하여 선급금반환채권이 존재하지 않았을 것임에도 주계약상의 약정에 어긋나게 기성금을 과다 지급함으로써 선급금과 상계할 미정산금액이 존재하지 않게 됨으로써 선급금을 반환받지 못하게 되었다면 피보험자가 선급금을 반환받지 못하게 된 손해는 위 약관 제2조 제2항의 '피보험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생긴 손해'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원고가 주계약에서의 검수 후 대금 70% 지급 조항에 의한 기한의 이익을 포기하여 납품 및 검수 전에 대금을 미리 지급하였다고 하여 위 김현철에 대하여 주계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할 수 없음은 소론과 같으나, 위 약관 제2조 제2항의 '피보험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생긴 손해'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피보험자가 보험계약자에 대하여 주계약을 위반하였을 것을 요건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원고가 위 김현철의 자금난을 해소시켜 물품 제작, 공급을 앞당긴다는 명목으로 위 김현철에게 기성금을 과다 지급한 것이 상법 제680조나 위 보험약관상의 손해방지조치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지급된 과기성금이 손해방지비용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다. 따라서 원심이 위와 같은 원고의 주장들에 대하여 판단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주장들이 이유 없음이 명백하므로 원심의 판단유탈은 판결에 영향이 없다고 할 것이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위 보험약관 제5조 제1항에서의 보험금을 산정함에 있어서 선금에서 공제될 '미정산금액'(원심판결의 일부와 상고이유에서는 '미지급기성고'라고도 함)이란 보험사고가 발생하여 선금반환의무가 발생한 시점에서의 총기성고 중 아직 지급되지 아니한 물품대금을 말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한편 원심이 인정한 미정산금액 71,718,900원은 원고가 기성금을 과다 지급하지 않고 주계약 내용에 따른 기성금을 지급하였을 경우에 존재하였을 '미정산금액'을 말하는 것임이 판문상 명백하다. 따라서 이와 달리 미정산금액을 납품 및 검수를 마친 품목에 대한 대금 중 지급되지 아니한 금액을 말하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원고가 납품 및 검수를 마친 품목에 대한 대금만을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어차피 선금에서 상계될 미정산금액이 없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이고 선금을 떼이게 되었을 것이므로 원고의 대금 지급과 선금을 반환받지 못한 손해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논지는 이유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임수(재판장) 박준서(주심) 신성택 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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