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추신경계(대뇌, 소뇌, 척수)의 여러 부위에서 염증이 수시로 재발하는 질환으로 염증이 발생할 때마다 해당하는 증상으로 팔다리의 힘 빠짐, 감각 이상, 시력장애, 대소변장애 등 다양한 증상들이 발현할 수 있습니다.
주로 20-50세 사이의 여자에서 그 외 연령이나 남자보다 흔하게 발생합니다.
유전 질환은 아니지만 가족 중 환자가 있는 경우 더욱 많이 발생합니다.
선진국병이라 불릴 정도로 주로 북유럽, 북미, 호주에 환자들이 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극동아시아에는 드문 질환으로 알려져 왔지만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환자 발병률이 급상승하고 있어 적절한 관심이 필요한 때입니다.
다발성경화증이라 불리는 이유는 중추신경계의 여러 부위(다발)에 염증 반응이 발생하여 신경세포의 주요 구조물인 수초가 손상(탈수초 현상) 되게 되어 흉터처럼 딱딱하게 변하게 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다발성경화증의 정확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외부로부터의 병원체에 대항하기 위해 있는 면역체계에 이상 기능으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족 중에 다발성 경화증 환자가 있을 경우에는 발병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높지만 직접적으로 유전되는 질환은 아닙니다.
다발성경화증 환자들의 많은 수가 초기에는 시각을 담당하는 신경인 시신경 혹은 척수(등골)에 염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시신경염은 주로 한쪽 눈의 통증과 함께 눈앞이 뿌옇게 흐려져 보이는 시각장애 (중심시야 장애, 시각감퇴, 색감의 장애 등)를 주증상으로 하며, 심한 경우에는 실명까지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척수염은 염증이 발현된 척수의 부위에 따라 양다리 혹은 양팔까지 침범한 운동마비나 감각이상, 배뇨/배변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허리 혹은 목 디스크와 같은 척추질환으로 오진하고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평소에 목이나 허리에 통증이 없던 분이 수일에 걸쳐 악화되는 양다리 혹은 팔의 감각장애와 근력저하가 발생한다면, 척추질환 이외에 척수에 질환도 같이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특히 20-50세의 젊은 연령대에 발생하는 갑작스런 안구통이 동반된 시력장애 혹은 양다리나 팔의 감각장애와 근력저하가 발생한다면 반드시 다발성경화증의 전조증상이라고 할 수 있는 시신경염과 척수염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그 외에도, 이 질환의 증상은 침범하는 중추신경계의 부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는데 여러 가지 다른 뇌질환에서 볼 수 있는 증상들이 뇌의 각 부분의 기능에 따라 다양하게(물체가 이중으로 보임, 어지럼증, 팔이나 다리에 힘 빠짐, 언어장애, 판단력 장애, 기억력 장애 등)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초기에는 뇌졸중, 치매, 파킨슨 병, 심지어는 뇌종양 등으로 오진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 저절로 회복되는 경우가 초기에는 많습니다.
그 기간도 수개월이 가는 경우도 있지만 수주 혹은 수일 만에 아무런 치료 없이 저절로 회복되는 경우도 있어 별 것 아니라고 무시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점점 재발의 빈도가 잦아지게 되어 재발과 회복을 반복하는 형태의 특징적인 다발성경화증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그 외에 회복이 없이 계속해서 진행하여 혼자서는 활동이 불가능한 장애인으로 빠른 시간 내에 악화되는 진행성 다발성경화증이 있습니다. 드물지만 아주 오랫동안 재발하지 않는 양성 다발성경화증도 있습니다.
진단에 있어 가장 중요하며 필수적인 검사는 MRI(자기공명영상; 그림) 입니다.
증상에 맞추어 의심되는 부위의 촬영을 우선적으로 하지만, 비록 증상이 없다 하더라도 염증반응이 있을 수 있으므로 뇌뿐만 아니라 척수 전체를 검사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한가지 중요한 검사는 뇌척수액 검사로서 허리부위에서 가는 바늘을 가지고 척수 안에 있는 액을 뽑아 내어 신경계의 염증이 어떤 형태인지 확인하고 그 밖에 신경 수초의 손상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성분들을 분석합니다. 이 척수액 검사는 다발성경화증과 혼동될 수 있는 중증 감염성 질환들과 감별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검사입니다.
그 외 검사로 뇌유발전위 검사를 들 수 있는데 시신경이나 척수의 병변이 과거에 경하게 앓고 지나갔거나 혹은 본인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발병 후 회복되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객관적인 검사를 통해 이러한 부위에 손상의 흔적이 있는 지를 찾고자 하는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그 밖에 혈액검사를 통해 중추신경계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 다발성경화증 이외 다른 질환들을 확인하기 위한 검사를 시행합니다. 이 모든 과정을 거쳐도 확진이 안되고 다발성경화증 의증으로 남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이 경우는 오랜 기간 병의 경과 과정을 담당주치의와 상의하며 주의 깊게 관찰을 하여야만 적절한 진단이 가능합니다.
다발성경화증은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입니다. 그러나 재발의 빈도나 정도를 낮추어 최대한 장애가 남는 것을 억제할 수 있는 치료법들이 있습니다. 주로 급성기 치료에는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를 사용하여 염증반응을 억제시키고, 급성기 이외에는 재발의 빈도를 줄이기 위한 인터페론 주사 요법을 시행합니다. 그 밖에 증상에 따라 완화시킬 수 있는 약제들을 사용합니다.
최근 질병 초기부터 재발을 줄일 수 있는 치료를 하는 것이 향 후 환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후유증의 정도를 현저히 낮출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많은 연구 발표가 있은 뒤부터, 이 질병에 대한 관심은 어떻게 하면 초기에 진단을 하느냐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현재 많은 환자분들이 비록 완치는 안 되더라도, 일상생활에 큰 문제 없이 정상적인 일과 생활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국내에도 다발성경화증을 전공하는 여러 신경과 의사들이 많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보다 개선된 치료법이 머지 않아 나올 것으로 확신합니다.